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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ogue 2 버스로 떠나는 시모키타 반도 여행

by 이수진

Travelogue 2 버스로 떠나는 시모키타 반도 여행

전편: Travelogue 1 아트 여행의 성지, 도와다시현대미술관 100배 즐기기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관점에서 아오모리의 매력을 재발견하는 1박 2일 취재 여행. 2일 차에는 아오모리의 자연과 역사를 더욱 가까이서 느껴보고자 일본 혼슈섬의 최북단, 아오모리의 시모키타 반도로 향했다.

효율성과 쾌적함을 동시에 충족해주는 버스 투어 ‘구루린 시모키타호’

‘도끼’를 닮았다고 할 만큼 독특한 형상을 한 시모키타 반도는 바다와 산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자연 풍광을 자랑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하루라는 짧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시모키타 반도의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버스 투어를 이용하였다. ‘구루린 시모키타호’는 현지 가이드의 다채로운 설명을 들으면서 시모키타 반도의 명소를 둘러보는 버스 투어로, 호텔을 출발하여 중간중간 역과 페리 터미널에도 정차하므로 자신의 여행 스케줄에 맞춰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시모키타 지역 출신인 가이드가 이동하는 동안 여행지의 배경지식부터 이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려주는 덕분에 여행의 재미가 배가 되었다. (※가이드 설명은 일본어로만 진행) 이번 버스 투어에서는 시모키타 반도의 대표 명소 ‘오마자키’, ‘호토케가우라’, ‘오소레잔’을 돌아보았다.

일본 혼슈섬 최북단 곶 ‘오마자키’

해안가를 따라 달리다 첫 번째로 정차한 곳은 바로 ‘오마자키’이다. 홋카이도까지의 거리가 불과 17.5km밖에 되지 않아 쓰가루 해협 너머로 홋카이도의 산을 바라볼 수 있다. 바다에 둘러싸인 섬나라 일본은 지형상 곶이 많고 특히 ‘최북단’, ‘최남단’ 같은 단어를 자주 쓸 만큼 육지 가장 끝에 위치한 장소를 특별하게 여긴다. ‘오마자키’는 그중에서도 혼슈섬의 최북단이자 홋카이도까지 내다볼 수 있는 곳이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 ‘오마’는 참치 외줄낚시로 유명하여 참치를 비롯한 해산물을 신선하게 맛볼 수 있고 각종 토산품도 구매할 수 있다. 문어 다리를 빨랫줄에 널어 말리는 오마의 풍경은 왠지 향수를 자극한다.

수천만 년의 세월이 빚어낸 대자연의 신비 ‘호토케가우라’

다음 행선지는 특별하게 배를 타고 직접 바다로 나간다. 쓰가루해협문화관 알사스에서 유람선을 타고 30분쯤 가면 때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땅에서 대자연의 신비가 만들어낸 예술 작품과 마주할 수 있다. 바로 ‘호토케가우라’이다. 약 2km에 걸쳐 장대하게 펼쳐진 기암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이 기암들은 무려 1,500만년 전의 해저 화산으로 생겨난 녹색 응회암층이 오랜 세월에 걸쳐 해류와 비바람을 맞으며 침식되면서 형성되었다. ‘여래의 목’, ‘오백나한’, ‘병풍 바위’, ‘연화 바위’, ‘극락 해변’ 등 불교와 관련된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이름 그대로 마치 극락정토를 떠올리게 하는 신비로운 공간이다.


호토케가우라 기암의 전모를 살펴보려면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바라봐야 하는데, 기암들이 해안가에 인접하여 해류나 파도의 영향을 쉽게 받기 때문에 배 운항이 직전에 취소되는 경우도 있으니 가기 전에 운항 스케줄을 확인하길 권한다.

신성하고 영험한 마음으로 생과 사를 마주하는 곳, ‘오소레잔’

시모키타 반도 여행의 백미는 바로 일본에서 신성하고 영험한 장소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곳, ‘오소레잔’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200년 전에 엔닌이라는 스님이 터를 닦아 직접 조각한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모시면서 시작되었다. 본전을 지나 화산으로 형성된 바위 일대로 들어서면 바위섬의 황량한 풍경과 땅속에서 피어오르는 유황 연기가 마치 지옥 끝에 놓인 듯한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바위 일대를 빠져나오면 어느새 딴 세상에 온 듯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푸른 산과 새하얀 모래, 드넓은 호수 풍경이 방금 전까지 걸어온 ‘지옥’과 너무 달라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신묘한 기분이 든다. 지옥을 지나 다다른 극락. 일본 사람들은 죽은 이의 혼이 오소레잔으로 온다고 믿어 가까운 사람을 떠나보내고 나면 이곳을 찾아 추모한다고 한다. 곳곳의 돌탑과 누군가의 이름이 적힌 돌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여행의 마무리는 시모키타의 향토 요리로!

여행지를 다 돌고 나면 버스는 처음 출발했던 호텔까지 데려다준다. 이번 시모키타 반도 여행의 마무리로 JR 오미나토역 근처에 있는 선술집 ‘교카(京華)’에서 향토 요리를 맛보았다.

아오모리현의 대표 요리 ‘가리비 된장 구이’. 가리비 껍데기를 냄비로 삼아 비주얼부터 식욕을 자극한다. 된장 국물에 가리비와 제철 해산물, 야채 등을 넣고 끓인 뒤 마지막에 계란을 풀어준다. 해산물에서 우러난 깊은 국물이 여행의 피로를 녹여준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향토 요리는 바로 ‘오징어 스시’. 스시라는 이름과 달리 삶은 오징어 속에는 쌀 대신 잘게 다진 양배추, 당근, 생강 등의 절임과 오징어 다리로 채운 요리이다. 흡사 오징어순대와 비슷하지만 오징어를 먼저 삶은 다음에 속을 채워 넣어 절임 특유의 아삭하고 개운한 맛이 잘 살아있다.



아오모리의 문화, 예술, 자연을 두루 살펴본 이틀간의 여행. 같은 아오모리지만 하루는 현대 미술의 성지를 둘러보고 또 하루는 천 년 이상 켜켜이 쌓인 대자연의 신비와 마주하면서 이틀 동안 마치 전혀 다른 시공간에 다녀온 듯한 특별한 경험을 하였다. 무궁무진한 아오모리의 매력을 느끼기에 한 번의 여행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음엔 아오모리의 어떤 매력을 찾아 떠나볼까 벌써부터 기대해보며 이번 여행을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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