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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가루 샤미센 —전통에 그치지 않는 현재진행형 음악—

쓰가루 샤미센 —전통에 그치지 않는 현재진행형 음악—

쓰가루 샤미센 —전통에 그치지 않는 현재진행형 음악—

흔히 전통 음악은 엄숙하고 절제되어 지루하다고 여기지만 아오모리를 대표하는 전통 음악 ‘쓰가루 샤미센’은 그 편견을 깨뜨리는 음악입니다. 쓰가루 샤미센은 아오모리 쓰가루 지방에서 연주되는 악기 ‘샤미센’을 가리키는 동시에, 쓰가루 지방에서 탄생한 전통적인 샤미센 음악을 말합니다. 원래는 민요의 반주용으로 연주되었으나 오늘날에는 독주 형태의 음악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가쓰마 히로미쓰’, ‘요시다 형제’, ‘화악기 밴드’ 등의 샤미센 아티스트들이 선보이는 격렬하고 빠른 템포의 샤미센 연주는 일본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쓰가루 샤미센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순백의 소리>나 영화 <이토와 샤미센 연주를>을 통해 샤미센 음악을 접해본 분들이 있을 겁니다.

‘샤미센’이란?

샤미센은 ‘발’이라고 하는 피크로 세 개의 줄을 튕기면서 소리를 내는 발현악기로, 중국의 현악기 ‘삼현’에서 유래합니다. 15~16세기에 지금의 오키나와인 류큐 왕국에 전해진 뒤 일본 각지로 퍼져나간 악기로, 일본의 전통 악기 가운데 비교적 새로운 악기에 해당합니다. 목의 굵기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나뉘며 종류별로 크기, 줄의 두께, 음색이 다릅니다. 쓰가루 샤미센은 다른 샤미센에 비해 목과 줄이 두껍고 발의 크기가 작은 점이 특징인데,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는 연주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샤미센 연주와 차별화된 독특한 연주 방식

섬세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는 일반적인 샤미센과 달리, 쓰가루 샤미센은 격렬하고 강인한 연주가 특징입니다. 발로 줄을 세게 때리면서 소리를 내는 방식이 마치 타악기를 연상시킵니다. 이러한 연주 방법은 19세기 후반에 생계를 위해 길에서 연주하던 맹인 연주가들이 만들어낸 것으로 전해지며, 경쟁하듯 청중을 사로잡기 위해 소리가 크고 빠르면서 기교적인 연주 방식이 탄생한 것입니다. 이렇듯 역동적인 쓰가루 샤미센의 연주는 기민한 핑거링과 화려한 테크닉의 일렉 기타와도 비교되는데, 앰프를 거쳐 소리를 내는 기타와 달리 쓰가루 샤미센은 음향 기기가 필요 없는 크고 힘찬 음량을 자랑합니다.

에너지 넘치는 연주 방법에 더해 빠른 리듬, 경쾌한 멜로디, 화려한 핑거링 등 쓰가루 샤미센 음악은 일반적인 샤미센 음악과 그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특히 즉흥 연주에 중점은 둔 점이 눈에 띕니다. 전통적인 쓰가루 샤미센의 곡은 악보도 없이 몇 세대에 걸쳐 전수되어 왔고 연주할 때마다 새로운 즉흥 연주가 도입되었습니다.

상식을 깨고 장르를 넘나드는 일본의 대표 크로스 오버 음악

독특한 연주 방식과 즉흥 연주 등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쓰가루 샤미센 음악이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장르를 뛰어넘어 팝, 록, 재즈, 힙합 등 현대 음악과 잘 어우러지기 때문입니다. ‘퓨전 음악’, ‘크로스 오버 음악’은 한국에서도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며 하나의 음악 장르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악과 K-POP을 접목하거나 판소리에 록을 가미하는 등 다양한 세대, 국적의 사람들이 향유하는 음악으로 재탄생되기도 합니다. 일본 역시 젊은 세대들이 전통 음악에서 멀어지면서 전통 악기를 애호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반면, 역동적인 쓰가루 샤미센 음악은 젊은 세대의 지지를 얻으며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통을 고스란히 지켜 나가거나 전통에 이질적인 현대 요소를 더해 새롭게 진화하는 등 다양한 형태를 포용하며 상식을 깨고 장르를 넘나드는 쓰가루 샤미센 음악만의 유연함, 독창성, 기발함 덕분에 전통 음악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진행형 음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라이브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곳

쓰가루 샤미센 음악의 발상지에서 그 역사도 함께 접하고 싶은 분께는 쓰가루 샤미센의 박물관이자 연주장인 <쓰가루 샤미센 회관>을 추천합니다. 다목적홀에서 하루 여러 차례 실시되는 라이브 연주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아오모리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전통문화인 네부타 축제와 함께 쓰가루 샤미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바로 히로사키시에 있는 <쓰가루번 네푸타 마을>입니다. 히로사키 네푸타 축제를 테마로 한 시설로, 축제에 쓰이는 네푸타 실물을 관람할 수 있고 북 연주 체험, 쓰가루 샤미센 라이브 연주 등 다채로운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격식을 차리지 않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라이브 연주를 듣고 싶은 분께는 쓰가루식 선술집을 추천합니다. 아오모리시에 자리한 <쓰가루 좃파리 이사리야 사카바><네부타노쿠니 다카큐>에서는 본고장 쓰가루 음식과 함께 매일 저녁 라이브 공연을 선사합니다.(라이브 공연은 보통 저녁 7시부터) 맛 좋은 향토 요리와 일본 청주를 음미하면서 쓰가루 샤미센 음악을 듣다 보면, 어느새 시공을 뛰어넘어 길거리에서 즉흥 연주를 펼치던 쓰가루 샤미센 음악의 역사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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