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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ogue2 아오모리현에서 설경과 함께 즐기는 온천 여행

Travelogue2 아오모리현에서 설경과 함께 즐기는 온천 여행

일본 최대의 섬 혼슈의 끝자락에 위치한 아오모리현. 알기 쉽게 비교해 보자면, 위도상으로 한반도 최북단과 거의 같은 위도에 위치해있다. 아오모리(青森)라는 이름에 쓰인 푸른 숲이라는 한자처럼 자연 환경이 풍부한 지역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일본에서 가장 긴 오우 산맥이 아오모리현까지 쭉 뻗어있다.

 

 겨울이면 눈이 온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는 북쪽 지방에서의 온천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이지 않을까 싶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칼 바람과 몸으로 스며드는 듯한 바다 마을의 추위로 부터 온천이 북쪽 지방 사람들의 몸을 따뜻하게 지켜준다. 차가운 물의 상태 눈에 둘러싸여 뜨거운 물의 상태 온천수를 즐기는 온천 여행, 1월의 아오모리로 떠났다.

해안가의 소박한 온천 마을, 아사무시 온천

아사무시 온천 마을은 아오이모리 철도(青い森鉄道)를 타고 20분이면 도착하는 아오모리 시내 근교의 작은 온천마을 이다. 해안가에 위치해 있어 겨울바다의 풍경을 보며 온천에 들어갈 수도 있고, 여름에는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도 있다.

온천마을 답게 역에서 내리자 마자 족욕탕이 있었다. 아사무시의 온천수는 황산이온을 주성분으로 하는 황산염 온천수로 염분의 보온 효과와 황산염의 혈액순환 촉진 효과로 인해 몸을 따스하게 해준다고 한다. 실제로 잠시 발만 담갔을 뿐인데, 온 몸이 따뜻해진 느낌이 들었다.

아사무시 온천 마을은 주로 작은 규모의 온천이 옹기 종기 모여있어 산책하면서 일본식 건물들을 구경하기도 좋다. 내가 방문한 곳은 타츠미관(辰巳館) 이라고 하는 레트로 감성의 료칸이다. 저녁에 도쿄로 돌아가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료칸에 묵는 대신 입욕 요금을 내고 온천을 이용했다. 시간에 여유가 없으나 온천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에게 딱 좋을 것 같다.

아사무시 온천 마을의 매력적인 맛집 소개
신선한 회를 즐길 수 있는 식당, 츠루가메야

 이 곳은 아오모리 근처 바다에서 잡히는 참치를 매일 들여와 신선하게 회를 떠 덮밥으로 판매하는 음식점이다. 매일 신선한 회를 들인다는 증거를 자랑하는 마냥, 가게 내부가 참치 경매에서 받는 날짜와 참치의 무게 등이 적힌 스티커와 참치 포스터로 장식되어 있었다. 조금 어지럽기는 했지만 난생 처음 보는 엽기적인 인테리어에 마음이 들떴다.


 오후 2시 쯤에 도착한 나는, 참치 회가 다 팔려 어쩔 수 없이 연어회 덮밥을 주문했다. 이곳의 명물인 탑처럼 쌓인 참치 회 덮밥은 SNS상에서 화제가 되어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참치 회 덮밥을 먹고 싶다면 조금 이른 시간에 가는게 좋을 것 같다. 아쉬움도 잠깐 연어 회 덮밥도 도톰하게 썰린 싱싱한 회가 아주 일품이었다. 별다른 소스를 더하지 않아도 오직 와사비와 간장의 맛으로 더할 나위 없이 연어회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래된 가정 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 어프리콧(apricot)

레트로 감성의 외관과 포근한 원래 주택의 특징을 살린 목재 인테리어가 분위기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카페 어프리콧은 이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 관광객 뿐만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자주 방문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았다. 인상 좋은 여주인과 동네사람들이 수다를 떠는 모습에 평화로움을 느끼며 쉴 수 있었다.

가게 안에는 일본의 레트로 인테리어 소품들과 그릇과 찻잔을 판매하기도 했다. 그리고 눈이 많이 내리는 아오모리에서 사용되었던 짚으로 만든 장화도 놓여져 있었다. 이 공간의 모든 것이 잘 정렬 되어 있고 아기자기 하게 꾸며져 있어서, 이곳에서의 순간이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산속에 숨겨진 신비로운 남녀혼욕 천연 온천, 스카유 온천

아오모리 시내에서 스카유 온천의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핫코다산 해발 약 900미터의 고지에 위치한 스카유 온천으로 떠났다. 산길로 들어갈 수록 높게 쌓인 눈 벽을 따라 약 1시간 가량 달리니 2층 건물이 5채 이상은 되는 큰 규모의 스카유 온천 료칸에 도착했다. 스카유 온천은 일본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남녀혼욕 문화를 300년 간 지켜왔다. 료칸은 약 100년동안 터를 지키고 있어 유서 깊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스카유 온천의 온천수는 예로부터 요양 및 병 치유 효과로 유명하다. 온천수가 높은 산도를 띈 유황 온천이라 유황의 진득한 향과 뿌연 물이 특징이다. 특히, 이곳은 드물게도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일본의 남녀 혼욕 문화를 보존하고 있는 온천이다. 아침과 밤 8~9시는 여성 전용 시간이지만 그 외에는 남녀가 함께 들어간다. 더 놀라웠던 것은 수영복을 입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 보통이며, 여성의 경우 선택에 따라 매점에서 온천 전용 옷을 구입해서 들어갈 수 있다.

혼욕을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조금 긴장되기도하고 이상한 기분도 들었다. 목욕탕을 제외하고는 탕에 들어가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으로서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남녀가 같은 탕에 들어가면 참 어색할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섰다. 하지만, 좋은 경험도 나쁜 경험도 경험이다니, 용기 내어 탕에 들어가 보았다. 나는 매점에서 간이로 입을 수 있는 온천 전용 옷을 구입하여 들어갔다.

 

 

 탕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뜨거운 수증기가 자욱하게 끼어 있었다. 온천 내부는 뿌연 수증기로 가득하고 조명도 최소한의 밝기로 거의 앞이 보이지 않았다. 3미터 정도만 떨어져도 형체가 흐릿하게 보일 정도 였다. 게다가 이 곳의 탕은 1000명이 들어갈 수 있다고 전해질 정도로 온천탕의 규모가 크고, 남녀의 구역이 어느정도 나누어져 있었다. 주변의 일본인들은 남성은 물론 여성의 경우에도 종종 아무것도 입지 않고 조용히 온천을 즐기고 있었고, 나도 안심하고 온천에 몸을 담군 채 힐링할 수 있었다.


스카유 온천 근처 추천 관광 명소
지옥을 연상시키는 연못, 지고쿠누마

 료칸에서 도보 15분 정도 떨어져 있는 지고쿠누마라고 하는 호수를 산책 겸 둘러보았다. 지고쿠누마 까지 가는 길은 차 한대도 지나지 않고 내가 눈을 밟는 소리만 아주 크게 들렸다. 2미터를 훌쩍 넘어 보이는 눈 벽으로 된 터널 같은 길을 지나며, 신기해서 만져도 보고 사진도 찍었다. 그러던 중 나의 장난기가 발동해 눈 속에 머리를 푹 박은 사진도 찍어 보았다. 정말 얼굴이 추웠다..!

지도상으로 분명 지고쿠누마여야 하는 곳 까지 도착했는데 지금까지 보인 새하얀 눈 밖에 보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눈 벽 쪽에 누군가의 발자취가 계단을 만들어 주었고 그 길을 따라 눈 벽 위로 오르니 지고쿠누마가 펼쳐져 있었다.

지고쿠누마라는 이름을 한국어로 직역하면 지옥 연못으로 특유의 유황 냄새와 함께 뿜어져 나오는 김이 지옥의 모습과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주위에는 화산활동중인 분화구가 몇몇 존재하여 그곳의 가스와 온천수가 이곳의 분화구터에 모여 지고쿠누마의 절경을 만들어낸다. 


 파장하나 일지 않는 적막한 호수에서 김이 은근히 나고 있었다. 나는 잠깐 이곳에서 사색에 잠겨 대자연이 주는 고요한 웅장함에 압도되었다. 또 그러다가, 눈이 감싸고 있는 나무 하나하나를 구경하고, 사진으로 담았다. 장난스러운 마음에 야호 하고 소리도 쳐보니, 나의 목소리가 메아리 쳐서 돌아왔다. 그렇게 나의 몸과 마음은 걱정과 스트레스를 놓아줘버리고 상쾌함과 맑음을 산공기와 함께 들이마셨다.


핫코다산, 더욱 깊은 겨울산으로

핫코다산은 스카유 온천이 위치해 있는 산으로 792m의 적설량을 자랑하는 산이다. 1902년에 일어난 설중행군 조난사건이 발생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일본 군이 혼슈의 최북단에 위치한 아오모리를 러시아군의 침공으로부터 방어하고 물자 보급을 확보하기 위해 눈보라가 치는 혹한기에 핫코다산을 행진했다. 그러나, 생존율 5%로 부대가 전멸하고, 이 사건은 영화로도 남겨질 정도로 일본인들에게 유명한 사건이다.

호텔에서 출발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핫코다산 로프웨이에 금방 도착했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강한 바람과 이례적으로 낮은 기온등의 악천후로 인해 로프웨이가 멈춘 것이다. 로프웨이 운행 상황은 날마다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고 한다. 미리 예약해 두었던 스노우 슈즈 투어는 취소되었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시 방문할 것을 기약했다.

아오모리현에서의 온천 여행을 마치며

아오모리의 온천은 북쪽지방의 온천 답게, 혹한의 날씨로 지친 몸을 치유해주고 마음을 안정시켜주었다. 스카유 온천과아사무시 온천의 전혀 다른 온천수를 다양하게 즐기며 일본의 입욕 문화와 혼욕문화와 같은 이색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일정에 여유가 없는 여행자에게는 시내에서 가까운 아사무시 온천마을, 하루정도의 여유가 있는 여행자에게는  스카유 온천을 추천한다. 일본의 온천은 료칸에서 하루를 머물며 천천히 식사와 함께 즐기는 방법도 있지만, 입욕 요금만 내고 당일치기로 온천만 즐길 수도 있다. 평범한 일본 여행이 아닌 특색 있는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아오모리를 추천하고 싶다.


>관련링크


아사무시온천마을의료칸을소개하는사이트 (일본어)


스카유온천소개사이트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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